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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기술 트렌드

얼마 전에 어떤 분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다. “2012년에 실리콘밸리에서 무엇이 트렌드가 될까요?” 질문을 받고 난감했다. 매일 새로운 회사들이 나타나고, 스타트업들이 투자받고, 기존 회사들이 죽는 마당에 어떻게 2012년 한 해에 소위 ‘뜰’ 트렌드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리고 생각을 쥐어짜봤다. 지금 뜨는 기술은 무엇이고, 무엇이 새 해에 주목을 받게 될까?

1. Big Data: 대량의 데이터 분석과 가공

똑똑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표적인 회사는 넷플릭스와 아마존이다. 데이터 처리 자체가 새로울 것은 없지만, 지금은 데이터가 어느 때보다도 많이 쌓이고 있고, 이런 대량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처리하는 비용이 어느 때보다도 저렴해졌다. 그 결과로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또는 생각은 했어도 비싸서 시도조차 못했던 분량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공해서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우리가 매일 매일 공짜로 쓰는 수많은 애플리케이션들 – 구글 서비스들, 카카오톡, 에버노트, … – 이들은 공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공짜가 아니다. 우리가 매일 생각하고 활동하면서 나오는 정보를 회사에 팔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데이터가 시간에 걸쳐 쌓이면 어마어마한 양이 된다. 기존에는 IBM, 오라클(Oracle),  테라바이트(Terabyte) 등의 비싼 서비스를 이용해야했기 때문에 저장하고 처리하는데 너무 큰 비용이 들어 파일 더미에 불과했던 데이터가 이제 저렴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의미 있는 정보가 된 것이다. 이 주변에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회사가 가진 대용량의 데이터를 분석해주는 서비스를 하는 회사인 오페라 솔루션즈(Opera Solutions)는 얼마 전에 $84M (약 900억원) 의 투자를 받았고, 또 다른 분석(analytics) 회사 뮤 시그마(Mu Sigma)는 지난 12월 28일, $108M (약 1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또 얼마 전에 HP는 데이터 분석 회사인 Autonomy 를 무려 $11B (약 12조원)에 인수했다. 아래는 오늘 (1월 4일) 월스트리트저널에 실렸던 기사, So, What’s Your Algorithm?에 나온 그래프이다. 각 인더스트리별로 회사들이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지 보여준다.

출처: So, What's Your Algorithm? (Wall Street Journal, 2012년 1월 4일)

이러한 배경에는 하둡(Hadoop) (공식 페이지위키피디아) 이라는 오픈소스 프로젝트 기술이 있다. 대용량의 데이터를 가공하는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이다. 여기서 말하는 ‘대용량’은 페타바이트 이상을 말한다. 1 페타바이트는 10의 15승 바이트, 즉 100만 기가 바이트이다. 1 기가바이트당 영화 한 편이라고 잡으면 100만개의 영화를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하둡은 원래 구글이 대용량 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해 설계한 구글 파일 시스템(GFS) 논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기술이다. 구글, 야후, 페이스북, 아마존, AOL, 바이두를 비롯한 많은 회사들이 이 기술을 채택했고[], 지난 11월에는 하둡 기술을 전파하고 서비스하는 회사 Cloudera가 $40M (약 440억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하둡 분산 파일 시스템(Hadoop Distributed File System, HDFS)을 이용하는 회사 중 가장 큰 데이터를 가진 곳은 페이스북이다. 지난 7월, 페이스북은 30페타바이트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 속도라면 지금은 50페타바이트쯤 되지 않았을까 싶다. 상상을 초월하는 양의 데이터이다.

‘소셜 크레딧 스코어’를 매겨주는 Klout은 또 하나의 예이다. 약 1억개의 공개된 트위터, 페이스북 프로필 데이터를 모아서 이를 기반으로 ‘소셜 명성 점수’를 매겨주는 재미있는 아이템을 가진 이 회사는 어제 클라이너 퍼킨스로부터 $30M(약 330억원)을  투자받았다고 발표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위에서 활동하고, 이제 스마트폰을 통해 데이터를 흘리고(?) 다니게 되면서, 이런 데이터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웹과 모바일 앱 등을 통해서 대량의 데이터를 축적한 회사들이, 그 데이터를 더 빠르게, 더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통해 이를 돈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2. 대중의 두뇌를 활용한 서비스들

‘대용량 데이터’와 연관 있는 주제인데, 역시 새로울 것은 없는 분야지만 이 분야에서 재미있는 회사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고, 2012년엔 더 많이 생겨날 것이다. 사람들이 웹에서 찾은 관심있는 아이템을 뭐든지 모아 보관하는 Pinterest는 대표적인 예이다.

Pinterest 웹사이트 화면

2011년에 가장 빠르게 성장한 회사 중 하나인 Pinterest의 트래픽은 지난 6개월 동안 무려 40배가 증가했다. 아래를 보자.

Pinterest의 트래픽 증가 추세 (출처: http://techcrunch.com/2011/12/22/pinterest-40-fold/)

Pinterest는 ‘비주얼 트위터 (Visual Twitter)’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관심 가는 것은 무엇이든지 – 그것이 디자이너 구두이든, 멋진 사진이든, 귀여운 강아지이든 – 웹사이트에 올릴 수 있고, 사람들은 리트윗(Retweet)과 비슷하게 리핀(Repin)이라는 것을 할 수 있다. 물론 라이크(Like) 하거나 댓글도 달 수 있다. 리핀이 많이 될수록 사람들이 좋아하는 아이템이라는 증거이다. Pinterest가 대규모 광고도 없이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가를 설명한 글이 지난 11월 TechCrunch에 실렸는데, 관심 있는 분들은 읽어볼만하다.

비슷한 컨셉의 회사로 Stylesays가 있다. 스탠포드 석사과정 1학년 학생 두 명이서 작년부터 만들기 시작한 사이트인데 이제 제법 모양새를 갖추었다. 이 곳에는 사람들이 패션 아이템만 올린다는 점이 다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StyleSays.com 웹사이트 첫 화면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일쉐어 (StyleShare)도 같은 류로 보면 될 것 같다. 어쨌든, 대중이 직접 참여해서 그들의 지혜를 통해 거른 정보가 그 어떤 정교한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만들어낸 정보보다도 더 가치있다는 점에서 이런 서비스들은 매우 주목이 되고, 2012년엔 더 많이 생겨날 것이다.

3. 모바일 광고

2012년엔 모바일 광고가 더 정교해질 것이고, 이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다. 단순히 웹서핑을 하거나 앱을 사용하는 동안 화면 한 구석을 차지하거나, 화면 전환시에 전체화면을 차지하는 광고만이 아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Naveen Tewari가 인도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전 세계를 커버하는 모바일 광고 회사 InMobi의 성장이 주목할만하다. 이 회사는 작년 9월에 소프트뱅크로부터 무려 $200M(약 22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구글에 인수된 AdMob만큼 크지는 않지만, 이 회사의 플랫폼을 통한 광고는 165개국 3억 4천명에게 도달한다고 한다. 위치 정보를 비롯해서, 사용자에 대한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스마트폰과 타블렛은 광고주에게 정말 매력적인 플랫폼이다.

InMobi의 모바일 광고 네트워크 (출처: http://www.inmobi.com/)

어떤 형태의 모바일 광고가 2012년에 사람들의 인기를 끌 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분야에서 계속적인 혁신이 일어나고 더 많은 회사들이 생겨나고 더 많은 돈이 흘러들어가리라는 생각은 든다.

이상이 간략히 정리한, 문득 떠오른 2012년의 트렌드이다. 2012년에는 또 어떤 새로운 기술들이 탄생에서 세상을 놀라게 할 지 매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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