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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파워 그룹, 페이팔 마피아 (2)

이전 글에 이어, 이번에는 페이팔 마피아의 주요 멤버들과 그들이 한 일을 소개한다.

1. 피터 씨엘(Peter Thiel)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 피터 씨엘(Peter Thiel)

앞의 글에서 설명했듯이, 그는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였다. 페이팔이 이베이에 매각되던 시점에 $68 million (약 800억원) 정도를 벌었다(이 자체는 아주 큰 액수는 아니다). 그가 한 중요한 역할 덕분에 그는 마피아의 ‘대부’라 불리기도 한다.

2004년 8월, 마크 저커버그가 투자를 받기 위해 찾아왔을 때 50만 달러를 투자해서 당시 10%의 지분을 확보했고(이 장면은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도 등장한다: 유투브 비디오), 그 주식은 현재 시가로 2조원어치가 넘는다[]. 또한 파운더 펀드 The Founders Fund 라는 스타트업 투자 회사를 만들어 이 회사를 통해 Quantcast, Yelp, Slide, LinkedIn, Palantir 등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성공적인 회사에 투자했다. 지금은 또한 자산 규모가 2.2조원에 달하는 헷지 펀드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나에게 가장 흥미로운 것은 “20 under 20″라는 씨엘 펠로우십 Thiel Fellowship 프로젝트이다[참고: 비즈니스 인사이더]. 대학생들만 지원할 수 있으며, 이 프로그램에 선정되면 대학을 중퇴하고 창업하는 조건으로 무려 10만 달러(1억원)를 투자받는다. 2011년에 1기, 2012년에 2기 24명이 선정되었는데, 엊그제는 1기 중 한 명이 만든 회사가 성공적으로 엑싯(exit)했다는 기사가 테크크런치에 실렸다.

씨엘 펠로우십 2012년 최종 선정자들. 이들은 학교를 중퇴하고 사업을 시작하는 조건으로 각자 10만 달러를 받게 된다.

2. 맥스 레브친(Max Levchin)

맥스 레브친

페이팔의 핵심 기술을 만든 천재 엔지니어이다. 일리노이 공대 출신의, 현재 36살의 그는, 페이팔 매각 후 회사를 나와 Slide.com을 만들었고, 이를 구글에 $182 million (약 2000억원)에 매각했다. (그러나 이것은 구글의 실패한 인수 사례로 인용되기도 한다). 또한 그는 옐프(Yelp)에 무려 $1 million (약 11억원)을 투자했는데, 훗날 옐프가 상장하면서 큰 이익을 거두었다. 그 외에도 핀터레스트(Pinterest), 유누들(YouNoodle), 위페이(WePay) 등 10개가 넘는 회사에 투자했다. 현재는 Kaggle이라는 대용량 데이터 분석 회사의 Chairman이다[].

3. 엘론 머스크(Elon Musk)

엘론 머스크(Elon Musk)

엘론 머스크만큼 자신의 꿈에 ‘무식할 만큼’ 매진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사실 그는 페이팔에서 밀려났던 사람이다. 자신이 세웠던 인터넷 은행 X.com과 피터 씨엘과 맥스 레브친이 세운 회사 컨피니티 Confinity 가 합쳐져 새로 만들어진 회사 페이팔의 CEO가 된 이후, 페이팔이 윈도우즈 시스템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맥스와 큰 충돌을 일으켰다. 결국 맥스의 의견이 받아들여진 이후 페이팔을 떠났다. 맥스 또한 그 갈등 때문에 회사를 떠날 생각까지 했었다고 회상한다(주: Founders at Work).

페이팔을 떠난 후 그가 세운 회사는 전기 자동차 회사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이다. 디자인이 너무나 멋진 10만 달러짜리 전기 자동차 테슬라. 누구나 그 차를 보면 군침을 흘리지만 소유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차 가격도 차 가격이지만, 전기 충전소가 많지 않아 불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년이 지난 지금, 테슬라는 보다 저렴한 (6만 달러) 모델인 Model X를 내놓았고, 지금은 전기 충전 스테이션을 여기 저기서 흔히 찾을 수 있으며(샌프란시스코 시내 전역과 주차장에서 무료 충전 스테이션을 찾을 수 있다), 닛산에서 만든 전기 자동차, LEAF도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 자동차, Model X

경기 하강과 함께 엄청난 적자가 나는 것을 보고, 저러다 회사 망하는 것 아닌가 생각도 했었다(실제로 파산 직전까지 갔다가 다임러 Daimler 의 투자, 주식 상장과 미국 정부의 대출 덕분에 살아났다고 한다). 하지만 테슬라는 지금 전기자동차의 대명사가 되었고, 미국 주요 도시에서 전시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그의 이름이 다시 회자된 것은 SpaceX라는 거대한 민간 우주선 프로젝트 때문이다. 수년이 지난 후, 그의 프로젝트는 멋지게 성공했고, 미국 우주선 개발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한때 전 인류에게 꿈을 안겨 주었던 NASA는 이제 한 물 갔다는 느낌마저 든다.

그는 트위터 계정의 프로필 사진을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으로 설정해 놓았는데, 마치 ‘나는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며 살고 있습니다’라고 의미하는 듯하다.

엘론 머스크의 트위터 계정 (@elonmusk).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을 프로필 사진으로 올려 놓았다.

4. 스티브 챈(Steve Chen)과 채드 헐리(Chad Hurley)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두 사람이다. 페이팔의 엔지니어였던 그들은 회사를 나가 유투브를 만들었으며, 이를 구글에 $1.6 billion에 매각했다. 페이스북 초기 시절의 이야기를 다룬 “페이스북 이펙트”에 따르면, 스티브 챈은 유투브를 창업하기 직전 페이스북의 엔지니어로 일했었다. 요즘은 무얼 하는지 조용한데,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나온 뉴스를 보니 딜리셔스 회생시키려 하고 있는 듯하다.

그들이 회사를 구글에 매각한 직후 스스로 찍었던 짧은 동영상이 유투브에 올라가 있다. 행복함을 애써 감추려는 듯한 표정이다.

5. 리드 호프만 (Reid Hoffman)

리드 호프만 (Reid Hoffman)

이 사람을 빼놓고 실리콘밸리를 이야기할 수 없다. 종종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넓고 깊은 네트워크를 가진 사람으로 인용되는데, 링크트인 창업자이기 이전에 페이팔의 고위 임원(EVP)이었고 투자가였다. 그가 지금까지 투자한 50개 이상의 회사들은 일일이 열거할 수조차 없다(참고: CrunchBase 프로필). 피터 씨엘과 함께 매우 초기에 페이스북에 투자하면서 페이스북 성공을 위해 결정적인 역할을 많이 했었다. 자신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성공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고 존경을 받는 것 같다. 최근 그가 쓴 책, ‘The Startup of You(당신이라는 스타트업)‘을 읽었는데, 거기서 자신의 네트워킹 스토리와 함께 페이스북에 투자했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2004년 당시 마크 핑커스(Mark Pincus)와 친하게 지냈었는데, 페이스북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자 (아마 페이스북에 이미 투자했던 피터로부터 소개받았던 듯하다) 자신에게 할당된 지분의 절반을 마크에게 떼어주었다. 그래서 그와 마크가 각각 5만 달러를 투자했고, 그 가치는 현재 수천억원에 이른다(주: Who Owns Facebook). 2007년, 마크 핑커스가 징가(Zynga)를 설립하자 즉시 그 회사에 투자했고, 나중에 Zynga가 나스닥에 상장하며 또 큰 돈을 번다.

6. 제레미 스토플만(Jeremy Stoppleman)

그는 페이팔의 엔지니어였는데, 페이팔을 나와 옐프(Yelp)를 창업했고, 앞서 블로그에서 소개했듯(주), 옐프는 나스닥에 상장되었다. 옐프와 제레미 스토플만에 대해서는 밸리인사이드의 이전 글, “옐프, 미국 최대의 지역 리뷰 사이트“에서 자세히 읽을 수 있다.

7. 데이브 맥클루어(Dave McClure)

페이팔의 마케팅 디렉터였던 그는, 현재 500 Startup이라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의 CEO이다. 이에 대해서는 김창원님의 글 “500 스타트업 이야기“에 잘 정리되어 있다.


한국의 사례

‘한국의 페이팔 마피아’로 불릴 만한 사례는 테터앤컴퍼니이다. 노정석 대표가 창업한 이 회사는, 2008년에 구글에 인수된 이후 김보경, 한영, 차경묵, 정윤호 대표 등 5명의 창업자를 배출했는데, 가장 최근에는 김창원 대표가 구글에서 나와 타파스미디어를 설립했다.

내가 있었던 게임빌에서도 창업자들이 많이 나왔다. 돌이켜보면, 당시 상황이 페이팔 초기와 비슷했다. 페이팔은 1999년 1월 1일에 만들어졌고, 게임빌은 2000년 1월 11일에 만들어졌다. 게임빌이 2000년 4월 첫 게임을 출시한 후, ‘서울대 벤처 동아리’출신 송병준 대표가 만든 회사라는 소식이 수많은 신문에 인용되었고, 서울 공대 및 경영대에 포스터를 붙인 후에 서울대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게임빌 문을 두드렸었다. 그렇게 해서 게임빌에 합류한 사람 중 몇몇은 게임빌에 남아 회사를 성장시켰고, 다른 많은 사람들은 게임빌을 거쳐 다른 회사에 가거나 창업을 했다.

1) 정성은, 최영수

게임빌에서 오랜 시간 일했던 이 둘은 2009년에 위버스마인드라는 영어 교육 회사를 만들었다. 회사의 첫 작품은 워드스케치(Word Sketch)인데 그림을 이용해서 단어를 외우면 더 쉽게, 더 오랫동안 기억된다는 점에 착안하여 단어 하나 하나마다 그림을 그려 단어 암기용 단말기를 만들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최근에는 뇌새김 토크를 출시했다.

2) 문성훈

게임빌에서 초기에 모바일 마케팅을 담당했던 그는 모바일 게임 회사 엔소니를 창업한 후, 이를 보라넷에 매각했다. 엔소니는 모바일 RPG 게임 장르에서 확고한 인지도를 구축했고, 최근 스카이레이크에서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였다.

3) 박정우, 송일규

이 둘 역시 게임빌에서 기획자, 개발자로 일하다가 에버플이라는 모바일 게임 회사를 만들었는데, 최근 게임빌을 통해 퍼블리싱한 데스티니아는 출시 첫 날 앱스토어 RPG 장르 1위를 차지하며 게이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게임빌의 개발자였던 정주영씨는 훗날 로티플의 창업 멤버가 되었고, 이 회사는 2011년 말에 카카오톡에 인수되었다.

제 2, 제 3의 페이팔 마피아는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계속 만들어질 것이다. 비젼이 있는 사람 주변에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들고, 이들이 모여 역사에 남을 회사를 만든 후, 나가서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내는 사례는 듣고 또 들어도 재미있다.

참고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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