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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은, 스탠포드대에서 거왕 교수와 함께 음악과 기술의 만남을 연구하다

오지은 (페이스북 프로필) 씨를 알게 된 것은 아주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였다. 2009년, 스탠포드 대학 내의 한인 크리스천 모임에 참석했는데, 그녀가 자신을 소개하면서 “기술을 이용해서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태어나서 처음 듣는 분야였다. 나중에 자세히 물어보니, 당시에 인기를 얻기 시작하던 아이폰을 이용해서 연주회를 열기도 하고 아이폰과 관련한 음악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기도 한다고 했다. 참 신기한 분야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그녀에 대해 다시 듣게 된 것은 2009년 10월의 뉴욕타임즈의 기사비디오를 통해서였다. 당시 아이폰용 ‘오카리나 앱‘과 아이패드용 ‘매직 피아노‘로 인기를 얻었던 앱을 만든 거왕(Ge Wang) 교수의 제자 중 한 명이었던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의 첫 번째 제자라고 했다. 거왕 교수에 대해서는 에스티마님이 쓰신 ‘소리로 벽을 허문다‘ 및 조선일보의 “아이폰으로 클래식을 연주하다“에서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자신의 연구분야에 대해 뉴욕타임즈 기자에게 설명하는 오지은씨

스탠포드 랩탑 오케스트라 등 아이폰을 비롯한 각종 전자 기기를 이용한 콘서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동시에 박사 학위 준비로 정신없이 바쁜 그녀를 스탠포드 대학 앞의 유니버시티 카페(University Cafe)에서 만나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이패드로 연주중인 오지은씨

성문: 거왕 교수가 지금은 미국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많이 알려졌는데, 어떻게 해서 그 교수의 첫 번째 제자가 되었나요?

지은: 저는 학부를 스탠포드에서 했는데, 전공이 인지 과학(Symbolic Systems)였습니다. 이 전공에서 컴퓨터 음악(Computer Music)도 한 분야로 다루어집니다. 학부 때 ‘음악 및 음향학 컴퓨터 연구 센터 Center for Computer Research in Music and Acoustics(CCRMA)‘에서 제공하는 수업을 하나 듣게 되었는데, 원래 음악에 관심이 많은데다 연구 분야가 재미있어 보여서 이 분야에서 연구를 해보기로 마음먹었죠.

성문: 제가 보니 음악에 관심이 많은 정도가 아니라 12살 때부터 플루트 연주를 시작한 후 다양한 그룹에서 활동하고, 워싱턴 주에서 개최한 컨테스트에서 플루트 솔로로 3등을 해서 상을 받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지은: 6학년 때 처음 플룻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플룻은 제 학업 생활의 ‘완벽한 보완제’가 되어준 것 같아요. 중/고등학교 때는 숙제를 하다가 지치면 플루트 연습을 하곤 했지요. 음악을 전공 할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었던것 같아요. 돌이켜 보면 플루트 연주를 통해 다양한 음색에 귀기울이게 되었고, 사람들이 음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느끼는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이렇게 제가 경험하고 있는 음악의 아름다움과 음악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법의 가능성을 이해하기 위해 컴퓨터 음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성문: 미국에는 언제 오게 되었나요?

지은: 초등학교 5학년때 가족과 함께 워싱턴 주로 왔습니다. 거기서 고등학교 때까지 있다가 8년 전에 스탠포드에 진학하면서 이 동네로 이사왔어요. 대학원을 결정할 때에 다양한 경험을 위해 동부로 갈까 고민도 많이 했었는데, CCRMA가 박사과정을 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이라고 믿었고, 또 실리콘 밸리의 특별한 이노베이션 에너지를 느끼면서 지내고 싶어서 이곳에 남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후회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성문: 박사 과정이라고는 하지만, 단순히 앉아서 연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지은: 맞아요. 콘서트 기획도 하고, 남들이 전혀 시도해보지 않은 새로운 시도도 하고, 때로는 청중들과 함께 음악을 맞춰보기도 하기 때문에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박사 과정은 없을 것 같아요.

성문: 거왕 교수님은 최근 어떤 일을 하셨고, 요즘 어떤 쪽에 관심을 가지고 있나요?

지은: 모바일용 음악 앱 개발 회사 Smule을 운영하는 것 이외에, 사람들의 참여를 통해 음악을 만들어내는 일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거왕 교수는 프린스턴대학에서 박사학위 할 때 ‘프린스턴 랩탑 오케스트라‘를 처음 만드셨구요. 그래서 이 학교 오셔서는 ‘스탠포드 랩탑 오케스트라‘를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것 뿐 아니라, 제스처를 사용해서 연주한다든가,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사람들이 같이 음악을 만들어내는 일 등에 관심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제시하는 아주 튀거나 실험적인 아이디어도 많이 지원해 주셔서 랩 분위기가 매우 자유롭습니다.

성문: 이제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데, 생각하는 주제를 간략히 설명해 주신다면요?

지은: 논문은 지금까지 했던 것과는 약간 다른데요, 지금까지는 모바일 뮤직 및 소셜 뮤직, 즉 모바일 기술을 사용해서 어떻게 사람들이 연결될 수 있고, 더 많이 상호 작용을 하는가를 연구했는데, 앞으로는 유투브에 올라와 있는 비디오 데이터를 분석해서 인사이트를 얻어내는 일을 해볼 생각입니다. 특히 저는 사람들의 웃음 소리에 관심이 많아요. 상황에 따라 웃음 소리가 달라지거든요. 이런 것은 실험실의 인위적인 환경에서는 관찰하거나 분석하기가 쉽지 않은데 클라우드에 있는 수많은 비디오들을 활용하면 새로운 방식의 연구가 가능해지지 않을까 합니다.

음악과 기술이 어떻게 조합될 수 있을까? 이러한 조합이 어떻게 사람이 음악을 생산하고 공유하고 소비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칠까? 앞으로 오지은씨가 하는 연구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서 변화를 일으킬 지 사뭇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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