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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롤링(Carl Rohling)에게 듣는 인터넷 라디오 TuneIn의 성공 스토리

인터넷 라디오 TuneIn(튠인). 지난 8월 6일, General Catalyst Partners가 리드하는 $16M(약 180억원)의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매달 4천만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펀딩에는 구글 벤처스 및 저명한 실리콘밸리 벤처 캐피털인 시콰이어 캐피털(Sequoia Capital)도 참여했는데, 시콰이어 캐피털은 이전 라운드에서 이미 $6M의 투자를 한 바 있다. 그 덕분인지 요즘 TuneIn 광고가 많이 보인다. 고속도로 101(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를 잇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교통량이 많은 도로)을 타고 가다 보면 길가에서 TuneIn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지난 7월 24일에는 테슬라의 새로운 모델인 Model S에 튠인을 탑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인터넷 라디오, TuneIn(튠인)

TuneIn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약 1년 반 전부터였다. 원래 지인을 통해 처음 들었는데, 작년 여름에는 이 회사에서 거의 매달 BBQ를 주최하길래 거기 갔다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처음엔 인터넷 라디오라길래 사실 좀 시시하게 생각했다. 5년 전 Winamp가 MP3 플레이어 중 가장 있기있었던 시절에 인기가 있던 게 인터넷 라디오였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iTunes에서 음악을 사고 Pandora Radio로 개인 취향에 최적화된 음악을 들으며 Spotify로 친구들이 듣는 음악을 발견하는 시대에 라디오라니? 시대를 역행하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했고, 누가 과연 스마트폰으로 라디오를 듣나 했다.

그러던 중  몇 달 전의 일이다. 미국 NBA계에 제레미 린이 등장했다. 당시에 열심히 경기를 따라가던 때라 제레미 린이 뉴욕에서 경기하는 것을 중계로 듣고 싶었으나 지역 라디오에서는 중계하는 곳이 없었다. TuneIn에서 Jeremy Lin이라고 검색해 봤다. 그랬더니 즉시 뉴욕 지역 라디오에서 뉴욕 닉스의 경기를 중계하는 라디오 스테이션이 나타났다. 이를 클릭했더니 바로 방송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스포츠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앱이 상당히 유용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TuneIn에서 Jeremy Lin을 검색한 결과

현재 뉴욕에 거주중인 TuneIn의 사업 개발 총 책임자, Carl Rohling(LinkedIn)이 마침 팔로 알토 본사에 방문했기에 그를 만나러 갔다. 하수 배관 회사(Plumbing & Heating)를 그대로 쓰고 있는 사무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앞에서 봐서는 아주 작은 규모인가보다 했는데 안쪽으로 꽤 큰 공간이 있었다.

팔로 알토에 위치한 TuneIn 본사. 원래 하수 & 배관 회사(Plumbing)였던 사무실을 쓰고 있다.

TuneIn 사무실 내부

칼 롤링 (Carl Rohling), TuneIn에서 사업 개발 및 제휴를 담당하고 있다.

아래는 인터뷰 내용이다.

Sungmoon: 간략하게 지금까지 온 길을 소개해주세요.

Carl: 법대를 졸업하고 1996년에 변호사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2000년이 되자, 수많은 Tech 회사들이 IPO를 하기 시작하더군요. 정신 없는 시기였죠. 재미있었어요. 하루 아침에 벼락 부자가 되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다가 Tech 회사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그러던 중 제가 맡았던 회사 중 하나인 Portal Wave에서 저를 사업 개발 담당자로 고용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당시에 로펌에서 일하다가 기업으로 옮긴다는 것은 진로를 역행하는 결정이었고, 게다가 대기업도 아닌 스타트업인지라 연봉도 많이 희생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재미있어보여서 한 번 해보기로 했지요. 그것이 전환점이 되었어요. 그 이후에 Sonicblue, Creative Labs, PassAlong Networks 등의 테크놀러지 회사에서 사업 개발 이사로 경험을 쌓다가 RadioTime(훗날 TuneIn으로 이름이 바뀜)의 창업자인 Bill Moore를 만났습니다. Bill의 아이디어는 라디오를 위한 Tivo(주: TV에서 방송되는 내용을 예약 녹화하고, 일시 정지시킬 수 있게 해주는 기기)였어요. Tivo가 성공하는 것을 목격했고, 이런 것이 라디오에서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재미있었어요. TV는 언제 어떤 프로그램이 시작되는지 알 수 있는데 라디오는 그런 게 없잖아요? 라디오를 위한 프로그램 가이드, 그래서 원하는 방송을 검색할 수 있고, 예약 녹음도 할 수 있게 한다는 생각이었어요. 곧 팀에 합류했고 그 이후 여기까지 왔습니다.

Sungmoon: 본사는 팔로 알토에 있는데 뉴욕에서 일하고 있네요?

Carl: 사실 캘리포니아에서 잠시 살았었습니다. 하지만 뉴욕이 좋아 다시 뉴욕으로 옮겼어요. 뉴욕엔 다양성이 있어요. 물론 이 곳에도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지만, 뉴욕에 비교할 수 없죠. 뉴욕은 세계 모든 사람들이 살면서 한 번쯤은 들르는 곳이에요. 특히 세계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일로 방문하는 곳이지요. 카페에 앉아 있기만 해도 다른 나라와 도시에서 온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요. 한 번은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가 친해졌는데, 몇 달 후에 그 사람이 프랑스로 돌아간 이후에 파리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저희 가족을 초대했어요. 그런 일이 수없이 일어나는 곳이 뉴욕이고, 저는 그런 뉴욕이 좋습니다.

Sungmoon: TuneIn 이야기를 해 보죠. 이걸 써보면서 어떻게 구현했는지 궁금했어요.

Carl: 사실 라디오 스트리밍이 핵심 기술은 아니에요. 요즘은 대부분의 방송국에서 스트리밍용 URL을 제공해요. 그런 것을 모두 모아서 제공하는 서비스들도 있지요. 라디오 프로그램을 데이터베이스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검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저희 기술의 핵심이죠. 예를 들어, Rhianna의 노래를 듣고 싶으면 그 이름으로 검색하면 됩니다. 그러면 지금 그 가수의 노래가 막 시작된 라디오 방송국을 찾아줍니다. 최신곡을 듣고 싶을 때 특히 유용해요. 최신곡의 경우 수많은 방송국에서 계속해서 틀어주거든요.

Sungmoon: 저는 사실 회사의 역사가 이렇게 길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2, 3년쯤 된 스타트업이겠거니 했거든요. 그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죠? 회사의 전환기라고 하면 언제인가요?

Carl: 앞서 말씀드렸듯, 원래 회사 이름은 RadioTime이었습니다. 2002년에 회사가 설립됐어요. 제가 합류한 것은 2006년이었구요. 아이폰이 세상에 나오기 훨씬 전이지요. 저희는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고, 각 방송사와 계약을 맺은 상태였기 때문에 하드웨어 회사와 계약해서 ‘인터넷 라디오’가 세상에 나오도록 하는 것이 사업 모델이었습니다. 여러 오디오 회사와 계약했죠. 인터넷 라디오가 팔릴 때마다 저희에게 로열티를 주는 모델이었어요. 어느 정도 사업 모델은 되었지만 큰 돈이 될 정도는 아니었죠.

TuneIn의 전신인 RadioTime의 기술이 탑재된 인터넷 라디오들

인터넷 라디오이므로 이와 같이 랜선을 꽂아야 한다.

라디오, DVD 플레이어, 텔레비젼 등 수많은 기기에 저희 기술이 탑재되었지만 큰 히트를 친 제품은 많지 않았어요. 한 두가지 제품은 히트를 쳤지요.

그러다가, 저희가 가진 API를 무료로 오픈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있었어요. 그래서 다른 개발자들이 저희 API를 이용해서 소프트웨어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후 한 개발자가 만든 TuneIn Radio이라는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이 앱스토어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을 목격했어요. 그 회사를 인수했죠. 그것이 저희 회사의 전환점이었어요.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등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용자가 급격히 늘었어요. TuneIn Radio를 처음 만들었던 개발자는 1년여 정도 있다가 회사를 나가 또 다른 것을 만들고 있구요.

지금은 많은 방송국과 파트너십을 맺었고, 전 세계의 방송을 검색하고 들을 수 있습니다. 외국에 나가 자국의 라디오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 다른 도시에 가서 자신의 도시에 있는 라디오 방송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 그리고 장거리 운전을 하는 사람들 등에게 TuneIn은 매우 적합한 서비스죠. 지금도 TuneIn에 새로운 기능을 계속해서 추가하고 있어요. TuneIn의 미래를 생각하면 정말 흥분됩니다.

TuenIn 을 이용하면 세계 어느 곳에 있든지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한국 라디오를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다.

인터넷 라디오 TuneIn, 이제 나도 고객이 되었다. 1월 20일에 3천만명의 유저가 사용하고 있다고 발표한 후 불과 반년만에 4천만명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되었고, 이 숫자는 1년 전 이용자 수의 두 배가 넘는다. 사용자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포착한 것이다.

유투브, 판도라 등 인터넷 기반 서비스의 인기와 함께 사실 많은 라디오 방송국들은 힘을 잃었다. TuneIn의 등장이 그것을 돌려놓을 수 있을까? 한 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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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Hack 데모 데이

어제 저녁, 흥미로운 이벤트에 다녀왔다. AngelHack National Demo Day라는 것인데, 미국 전역에서 해커톤을 통해 선발되고 우승한 팀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발표를 하는 자리였다.

해커톤(Hackerthon): Hacker와 Marathon의 합성어. 즉 해킹을 마라톤으로 한다는 건데, 보통 금요일 저녁부터 시작해서 팀을 짜서 일요일 저녁까지 3일만에 제품을 만들고 이를 발표하는 행사를 의미한다. 실리콘밸리에서 거의 매주 이런 행사를 찾아볼 수 있다.

사실 실리콘밸리에 살면 홍수라고 할 만큼 이런 이벤트가 주변에서 많이 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스타트업 관련 행사가 거의 매일 열리는데, 대부분은 컨퍼런스 형식이다. 유명한 투자자나 창업자들을 초대해서 그들 이야기를 듣고 질문하고, 답변을 한다. 한편, 스타트업들이 나와 데모를 하는 이벤트도 많이 가보았는데, 사실 그런 데모는 테크크런치 읽으면서도 주욱 볼 수 있는 것이고, 가면 창업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해도 시간 효율성 면에서 그렇게 좋지가 않아 몇 번 가다가 요즘엔 좀 시들해진 참이었다.

어제 갔던 AngelHack은 그런 행사에 다시 열심히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 재미있는 이벤트였다. 발표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인상적이었고, 각 발표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반응을 듣는 것도 재미있었다. 밤 12시까지 이어진 네트워킹 이벤트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테크크런치 기자인 Anthony Ha도 처음 만나 알게 되었다.

해커톤을 통해 나온 제품인 만큼, 대부분 학교에 다니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 저녁과 주말을 이용해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완성도가 높아 인상적이었다. 어제 보았던 몇몇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Stayover (http://angelhack3.hackathon.io/teams/view/356)

호텔 리뷰 사이트이다. 유저 리뷰 대신 다양한 신문과 잡지 등에 실린 전문가들의 리뷰의 글들을 종합하고 알고리즘을 이용해 분석해서 점수와 순위를 보여준다. 나는 전문가 리뷰보다는 집단 지성을 더 믿기 때문에 여전히 Tripadvisor가 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참신한 아이디어였다. 무엇보다, 짧은 시간에 이런 멋진 사이트를 만들어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WakieTalkie (http://wakietalkie.com/)

항상 같은 알람 소리를 들으며 아침에 잠에서 깨는 것이 힘들고 지겨운가? WakieTalkie에 가입해서 아침에 일어나고 싶은 시간을 설정해두면 그 시간에 알람을 맞춘 사람들끼리 서로 전화로 연결해준다. 아침에 일어나서 낯선 사람과 통화하고 인사하다 보면 기분 좋게 잠을 깰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이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가입했더니 오늘 아침 7시에 정확히 전화벨이 울렸다. 연결된 사람은 르돈도 비치(Redondo Beach)에 사는 발랄한 목소리의 여자였다. 어제 밤에 UStream으로 Angelhack 행사를 보다가 가입했다고 했다. 나도 한 때 LA에 살았었고, 르돈도 비치에서도 잠시 살았던 적이 있어서 옛 생각이 나기에 서핑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누고 끊었다. 내일 아침엔 또 누구와 연결될까? 기대된다.

ShareBrowse (http://sharebrowse.com/)

부모님, 또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인터넷을 가르쳐 주다가, 또는 인터넷의 정보를 찾아주다가 속이 터진 적이 있는가? 난 있다. ShareBrowse는 그것을 해결해주는 서비스이다. 화면을 공유하는 서비스야 무척 많다. 그렇지만 양쪽 다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설정도 몇 단계인데다 어떤 때는 잘 되지도 않아서 셋업하다가 시간이 다 가는 경우가 있다. ShareBrowse는 정말 간단하다. 설치가 필요 없이, 세션을 시작한 후 링크 하나만 상대방에게 보내면 즉시 브라우저가 양쪽에 공유된다. 커서를 움직이는 게 상대방에게 보이고, 링크를 클릭하면 양쪽에서 페이지가 바뀌고, 스크롤하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보인다.

참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을 발표한 라피(Raphie)가 15살 고등학생이라고 해서 모두들 깜짝 놀랐다. 게다가 낮에는 인턴십을 하면서 2주만에 만들었다고 해서 사람들을 더 놀라게 했다.

ShareBrowse 실행 화면

ShareBrowse를 만든 15세 고등학생 라피 (Raphie). 현재 스타트업에서 인턴중이라고 함.

MailMoat (https://mailmo.at/)

구글 출신 엔지니어 두 명의 인상적인 팀이었다. Sandeep Jain은 카네기 멜론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했고, Jonathan Kennell은 MIT에서 컴퓨터 공학 학사와 석사를 마쳤다. 요즘 이메일에 들어 있는 내용을 추출하고 분석해서 의미 있는 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이 나와 있다. TripIt이 대표적인데, 이메일 계정을 입력하면 항공편 예약 정보를 추출해서 내 여행 일정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보여주고, 아이폰으로도 항상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 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내 이메일 주소와 암호를 넘겨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MailMoat는 이메일에 OAuth를 적용해서, 개발자들이 지정된 이메일만 선택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하고, 사용자도 어떤 정보가 넘겨지는지를 제어할 수 있게 한다.

Fly.io (http://angelhack3.hackathon.io/teams/view/441)

오직 눈알을 움직이는 것과 깜빡임만을 이용해서 화면 위의 커서를 조작할 수 있게 한다. 앞에 나와 데모를 했는데, 꽤 정교한 조작이 가능했다. 신체를 이용해서 커서를 움직이는 기술은 다양하게 나와 있는데, 오직 눈만을 이용해서 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창업자 중 한 명인 Ritik Malhotra는 UC 버클리 대학 학생인데, 이전에 ‘페이팔 마피아‘글에서 소개 했던 피터 씨엘의 20/20 프로그램에 선정되었기에 지금은 휴학한 상태라고 했다.

이번 행사의 최종 우승은 Appetas와 GiveGo에게 돌아갔다.

Appetas (http://appetas.com/)

클릭 몇 번이면 레스토랑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게 해 주는 서비스이다. 꽤 괜찮은 웹사이트 하나가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것을 보여주었다. 위치를 구글 맵으로 보여주고, 리뷰도 포함된다. 물론 기호에 맞게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

GiveGo (http://givego.co/)

운동을 통한 기부 캠페인을 아주 쉽게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이다. 이런 방식의 캠페인은 미국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방암 퇴치를 위한 마라톤’을 하기로 했다고 하자. 여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그 마라톤에서 달리겠다는 서약과 함께 주변 사람들에게서 기부금을 모은다. 이렇게 해서 모은 돈은 유방암을 연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에게 전달된다.

GiveGo를 이용하면, 꼭 마라톤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이런 캠페인을 쉽게 만들고 주변 사람들을 참여시킬 수 있다. 캠페인을 시작하면 페이스북에 뜨고, 참여하기 원하는 사람은 그 사람이 ‘2마일 달릴 때마다 1달러를 기부하겠다’는 식으로 서약할 수 있다. 이렇게 한 후 달리면 된다. Strava와 같은 앱과 연동이 되어, 얼마나 달리는지는 자동으로 측정이 된다. 그 사람이 20마일을 달리면 10달러의 기부금이 모이는 것이다.

녹화된 행사 전체를 아래에서 비디오로 볼 수 있다.

  • 파트 1
  • 파트 2 (앞서 설명했던, 15세 고등학생이 자신의 제품을 발표하는 장면이 44:30 지점부터 나온다)
  • 파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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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프(Yelp), 미국 최대의 지역 리뷰 사이트

2012년 5월 18일, 이번해 실리콘밸리의 최대 이슈 중 하나였던 페이스북의 기업공개(IPO)가 드디어 이뤄졌다. 2011년부터 시작된 IPO 랠리에는 LinkedIn (5월), Pandora (6월), Groupon (11월), Zynga (12월) 등이 포함 되어 있으며, 그 중에는 2012년 초에 상장한 옐프(Yelp)도 있다. 지역 리뷰 사이트 옐프는 2012년 3월2일 금요일에 나스닥에 등록되며 $1.47 billion (1.68조원)의 시장가치를 기록하였다. 이는 불과 6개월 전 구글로부터의 $500 million (5,700억원) 인수제의를 뿌리치고 일궈낸 성과이기에 더욱 놀랍다.

지역 리뷰 사이트 옐프(Yelp) 로고

필자(권혁태)가 지난 4월에 2주간 실리콘밸리 탐방을 하며 샌프란시스코, 팔로알토 등의 새로운 도시들에서 레스토랑, 호텔등을 예약할 때 가장 유용하게 사용했던 서비스인 옐프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나는 캐나다에서 학부를 마치고 지난 2년간 도쿄와 싱가폴에서 생활했기에 미국에 가기 전까지는 옐프에 대해 알 길이 없었지만, 이번 일정 중 옐프 본사에서 사업 개발을 담당하는 사람과 미팅이 잡혔기에 옐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보게 되었다.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위치한, 평범하게 보이는 사무실의 내부는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옐프는 흔히 맛집 정보 웹사이트로 인식되고 있는데, 음식점 뿐 아니라 미용실, 세탁소, 병원등 미국 각 지역의 상점들에 대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는 서비스로, 2004년에 시작되었다. 지난 7년간 빠른 성장에 힘 입어, 현재까지 옐프 이용자가 남긴 후기는 무려 2천5백만 건이나 된다.

쇼핑과 레스토랑에 대한 리뷰가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출처: http://blogs.wsj.com/venturecapital/2011/11/17/yelps-ipo-by-the-numbers/)

2011년에는 월 방문자가 6천6백만(66 million)명을 기록하였고 그중 모바일 방문자는 570만명(5.7 million)이었다. 2010년의 월방문자가 4천만 (39.3 million) 이었고 이용자의 후기는 1,500만 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지금도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옐프의 창업자 제레미(Jeremy Stoppelman)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실리콘밸리에서 페이팔(PayPal) 창업팀의 영향력은 대단하여 페이팔 마피아라 지칭 될 정도로 멤버들끼리 창업 당시 엄청난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레미는 페이팔에서 엔지니어링 팀을 이끌었고, 2003년 여름에 페이팔이 이베이에 인수된 후 하버드대학 MBA에 진학했다.  그러나 그는 1학년만 마치고, 2004년 여름  페이팔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 러셀 (Russel Simmons)과 함께 옐프를 만들었다. 옐프의 초기 투자는 페이팔 공동창업자 맥스 레브친(Max Levchin)이 운영하는 인큐베이터에 의해 이루어졌다.

옐프의 CEO 제레미 스토플만 (Jeremy Stoppelman, chief executive officer of Yelp Inc., speaks during an interview at the New York Stock Exchange on March 2, 2012 – Bloomberg)

<뉴스위크에 소개되었던 이야기가 옐프의 시발점이 되었다>

회사 설립전 보스턴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한 후 제레미는 감기에 걸려 의사를 찾는데, 이 경험으로부터 옐프가 시작된다.

의사를 찾으려는데 당시 인터넷으로는 의사들의 이름, 출신학교 등 아주 기본적인 내용만 있어 제가 원하는 의사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소셜네트워크와 이용자 후기를 결합하면 어떨까 생각했고, 좋은 의사를 찾아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변친구들에게 물어보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초기 버젼 – 친구들을 짜증나게 하는 실패작>

그래서 시작한 초기 버젼은 2004년 10월에 나왔는데요. 이용자들이 친구들에게 지역상점 추천을 부탁하는 것에 사이트의 초점을 두었습니다. 입소문으로 지역상점을 찾는다는 점은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실제로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친구들에게 제 시간에 피드백을 받을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이용해보지 않은 지역상점들에 관해 물어보는 친구들에게 대답해 줄 수 없었기에 사이트가 싫증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두번째 버젼 – 이용자들이 잘 아는것에 관해 쓰게 해라>

사이트 아래 찾기 힘들만큼 조그마한 글자로 ‘후기를 남겨주세요’ 라는 버튼을 넣어 두었었는데, 초기 이용자들로 부터 좋은 반응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이 점점 더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고 웹사이트 이용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이 잘 아는 상점에 대한 후기를 쓰기 원한다는 것을 뚜렷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옐프는 웹사이트의 주요 초점을 바꾼다>

사람들이 자신의 후기를 남길 수 있도록 사이트를 대폭 수정하였고 2005년 2월에 다시 사이트를 런칭했습니다. 그 후 사람들의 반응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많은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옐프를 찾아왔고, 재미있다고 생각했고, 중독될 정도로 많이 사용하게 되었죠. 그해가 옐프의 역사적인 해였다고 생각해요. 초기 투자금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1 million (11억원) 정도 초기투자 자금으로 처음 우리는 샌프란시스코에만 집중적으로 마케팅하고 이용자 수집을 했습니다.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후에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해 나갔구요.

2008년 맨하탄에 두번째 사무실을 열어 동부로 확장하였고, 캐나다 지사를 연 후, 현재는 스페인,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영국 등 유럽까지 진출했다.

옐프 웹사이트

옐프 이전에도 지역 상점 리뷰 사이트는 수없이 많았다. 그 중 옐프가 미국시장에서 독보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었이었을까?

1. 심플한 유저 인터페이스와 방대한 양의 후기

나는 새로운 지역에서 레스토랑을 찾을 경우 보통 간단한 네가지 정도를 고려한다: 위치, 음식장르, 가격대, 후기평점

샌프란시스코에서 일주일 일정을 마무리하고 팔로 알토 지역으로 이동을 한 후,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미국인 친구와 함께 처음으로 옐프 모바일 페이지를 열어 주변 레스토랑을 검색해 보았다. 음식 장르, 가격대를 결정하고 후기등을 잠시 훑어본 후 어렵지 않게 원하는 레스토랑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 둘 다 그리 비싸지 않은 지중해 음식을 먹고자 했고 마침 가까운 곳에 대부분 좋은 평가를 받은 곳이 있어 리스트 중 5번째 레스토랑인 Sultana에서 저녁을 먹기로 결정하였다.

옐프 아이폰 앱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메뉴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사용자들이 남긴 후기를 보고 그 중에서 골랐다. 물론 종업원에게 추천 메뉴를 물어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음식을 먹어본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보고 음식을 고르니 더 만족스러운 선택을 할 수 있었다.

멘로파크 칼 트레인(Caltrain) 역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깨끗한 지중해 식당, Sultana

 

리뷰에 있는 그대로의 분위기와 예상했던 음식 맛 덕분에, 새로운 곳에서 색다른 음식을 고르는 부담을 덜어주었다. 생각했던 것 보다 조금 더 느끼하긴 했지만 그건 한국음식을 못 먹고 2주간 돌아다녔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

2. 리뷰 필터링 시스템

물론 이용자가 직접 리뷰하는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 것 은 아니다. 경쟁 상점에 대한 부정적 리뷰가 문제가 된 경우도 있었고. 한 서점 주인이 부정적인 리뷰를 작성한 이용자에게 위협적인 이메일을 수차례 보내어 경찰이 동원된 사례도 있었다.

많은 리뷰들이 옐프의 필터링 시스템에 걸려 보이지 않는 경우에 대한 불만도 꽤 있었다. 어떤 웹사이트들과 비교해서도 월등한 옐프의 필터링 시스템은 이용자들 뿐만 아니라 상점 주인들에게도 긍적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때문에 2010년에 옐프가 지역 상점들의 단체소송에 휘말리는 사건이 일어났다. 몇몇 상점주들이 옐프가 리뷰 필터링 시스템과 상점 페이지 광고를 이용해 상점주들을 갈취한다며 옐프를 고소한 것이다. 오랜 공방 끝에 2011년 10월, 샌프란시스코 법원은 옐프가 상점후기의 내용을 지시하거나 조작하였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옐프는 소송에서 승리했다.

다음은 옐프가 고소를 당한 직후에 뉴욕타임즈에 실렸던 제레미와의 인터뷰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Q. 옐프가 법정에 서게 되었습니다. 옐프는 지역상점 주인들을 갈취하나요?

A.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옐프의 필터링 방식의 반 직관적인 면이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2005년에 저희는 리뷰 필터링 시스템을 도입했고, 이 알고리즘을 통해 정보가 불충분하게 보이는 특정 리뷰 등을 걸러내고 있습니다.  그 결과 유저들은 자신들이 보는 내용이 유용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보다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이지요.

Q. 신뢰할 수 있는 리뷰인지 어떻게 판단하지요?

 A. 몇가지 요인들을 보고 있는데요, 특히 리뷰를 쓰는 유저들에 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제가 더 이상 자세하게 말씀 드릴 수 없습니다. 필터링 알고리즘이 알려지면 그 점을 악용하려는 사람들에 의해 알고리즘의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Q. 상점에 대한 리뷰가 어느 날 보이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는데, 왜 그렇죠?

A. 자주 일어나는 현상인데요, 상점주인들이 좋은 리뷰를 얻기 위해 남용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면 친구들에게 리뷰를 작성해 달라고 하는 것이지요. 이런 행위는 옐프에서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다른 상점들에게 공정하지 못할 뿐 아니라 고객들이 그 상점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얻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지요.

경쟁사의 악의적인 리뷰로부터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는 더 중요한 이슈입니다. 예를 들어 바로 맞은편 카페에서 당신의 카페에 대한 부정적인 리뷰를 적어 평점 순위를 인위적으로 내리려 한다고 해보세요. 옐프의 필터링 시스템은 그런 행동을 자동으로 잡아내고 없애고 있습니다.

Q. 그런 노력들이 잘 되어가고 있나요?

A.아주 성공적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많은 옐프 이용자들이 좋은 경험을 하고 있고 계속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리뷰 필터링 시스템이 없었다면  옐프는 지난 5년간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옐프의 필터링시스템이 정확이 어떤 알고리즘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는 더 이상 알려진 바가 없다. 옐프 사무실의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밤낮으로 알고리즘을 더 좋게 수정하고 있을 것이란 추측만 가능할 뿐이다. 사용자가 찾고자 하는 정보를 다른 어떤 웹사이트보다 우월할 수준의 내용과 심플한 인터페이스로 웹과 모바일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계속 제공해 나간다면 옐프가 앞으로도 신뢰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데엔 의문의 여지가 없다.

<현재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와 미래의 옐프 성장 동력>

옐프가 상장한 지 3개월이 넘어간 지금, 주가는 18달러 주변을 맴돌고 있다. 상장 초반 24달러, 최고가 28달러와 비교하면 다소 낮은 가격이다. 더 이상 지역 확장에만 의존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고 비즈니스 모델에 변화를 주어야 하는데, 제레미가 이 두 가지 방안에 대해 언급하는 내용이 담긴 비디오를 아래에서 볼 수 있다. 하나는 체크인 서비스로, 이용자들이 보다 쉽게 리뷰를 작성할 수 있게 된다. 다른 하나는 그루폰과 비슷한 모델인 옐프 딜이다. 물론 이러한 서비스가 얼마나 수익 창출에 기여할 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미국 생활에서 너무나 유용하게 사용했던 옐프, “사람들과 좋은 지역 상점들을 연결해준다”는 기업 미션을 통해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를 전달해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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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기업 공개(IPO)를 한 날

오늘은 실리콘밸리, 그리고 세계 IT 역사에서 오래 기억될 날이다. 페이스북이 거래 등록 기준상, 미국 증시 역사상 가장 높은 기업 가치로 나스닥(NASDAQ)에 데뷔한 날이기 때문이다. 창업 이래 계속된 투자를 통해 끝없이 오르던 기업 가치는, IPO 직전에 무려 $100B (110조원) 이상으로 올라갔으며, 기업 공개 첫 날인 오늘, 그 가치를 지켰다. 38달러로 상장한 주식은, 미국 동부 시간으로 오전 11시경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 본사에서 버튼을 누름으로서 거래를 시작하자마자 10%가 뛰었으나, 오후에 하락하며 3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오늘 구글 주가가 무려 3.64퍼센트 하락하는 등 나스닥 주식 대부분이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플러스로 마감한 것만으로도 선전했다고 볼 수 있다. 장 마감 이후 현재 회사 가치는 무려 $108.92B (약 120조원)이다. 한편, 오늘 하루 거래된 주식의 수가 무려 4.6억에 달해, 기업 가치 뿐 아니라 거래량으로도 최고 기록을 세웠다.

페이스북 오늘 하루동안의 주가 변동과 거래량 (출처: Google Finance)

거래 시작 버튼을 누르기 전 카운트다운을 하는 순간의 비디오는 유투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페이스북 직원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멘로 파크 본사에 모여 카운트다운을 누르는 순간을 기다리며 서로 기뻐하는 모습이 감격적이다. 그 버튼을 누르는 순간, 수많은 투자자와 직원들이 백만 장자가 되었으며 마크 저커버그의 바로 옆에서 돕던 셰릴 샌드버그 역시 billionaire가 되었다.

페이스북 거래 시작 버튼을 누른 후 환호하는 장면. 마크 저커버그 바로 왼쪽, 쉐릴 샌드버그의 행복한 표정이 눈에 띈다.

한편, 2011년 1월 10일에 테크크런치에 소개되었던 아래 인포그래픽은(클릭하면 크게 보인다), 골드만삭스에서 $50B의 가치로 $500M을 투자하기까지 투자가들이 페이스북의 기업 가치를 얼마로 메겼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 당시에는 골드만삭스도 너무 비싸게 주고 사는 게 아닌가 했는데, 오늘 상장으로 인해 그 때보다 기업 가치가 두 배로 상승했으니 골드만삭스는 약 1년여 만에 무려 $500M (약 5천 5백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이다. 2004년에 피터 씨엘(Peter Thiel)이 가장 먼저 $500K를 투자해서 지분의 10%를 소유한 것(그 당시 그가 샀던 6억원어치 주식의 가치는 현재 수 조원에 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5B 기업 가치로 $240M을 투자하면서 페이스북 회사 가치가 크게 올라갔던 것과(당시에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지불했다고 생각했다), 야후가 2006년에 $1B에 사겠다는 제안을 거절했던 것, 그리고 홍콩 재벌 리카싱이 2007년 말 경에 $15B 기업 가치로 $60M을 투자한 것 등이 눈에 띈다.

페이스북 기업 가치 변동 그래프 (주: TechCrunch)

마크 저커버그 자신은 오늘 $1.2B 어치를 팔아 28살의 나이에 무려 1.4조원이라는 거액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포브스에 따르면, 120 million 개에 해당하는 옵션을 주당 6센트에 행사하게 되면 $1~$2B의 세금을 내야 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세금을 커버하기 위해 주식을 파는 듯하다). 그리고도 아직 남은 주식의 가치가 20조원이 넘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중 한 명이 되었다. 게다가 마크 저커버그를 제외한 페이스북 직원들의 주식 가치 평균액이 무려 $4.9M (약 55억원)이라고 한다.

오늘이 페이스북 주식을 소유한 모든 사람들에게 축제의 날이지만, 페이스북에 투자할 기회를 놓친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우울한 날일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정리한 월스트리트 저널의 한 기사에 따르면, 팔로 알토의 사무실 건물을 소유한 Pejman Nozad가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션 파커(Sean Parker)가 2005년에 그에게 접근해서, 그의 사무실을 빌리는 대신 페이스북 주식 5만 달러어치를 살 기회를 주겠다고 제안했으나 거절했다. 만약 받아들였더라면 그 가치는 현재 $50M(550억원) 이상이 되었을 것이다.

한편 과연 그 높은 기업 가치를 정당화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도 많다. 페이스북의 현재 매출로는 이 가격을 정당화하기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업 공개 후에 더 많은 매출을 낼 것은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100B이라는 엄청난 가치를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주식 가격의 적정성을 가늠하게 해주는 P/E Ratio (Price to earnings ratio)가 무려 100:1이다. 참고로 Google 은 20:1이고, 이 시대의 가장 수익률이 높은 애플도 16:1인데 말이다. 게다가 세계 70억 인구 중 무려 9억명이 이미 이용하고 있는 있는데, 과연 얼마나 가입자가 더 증가할 수 있을까도 의문이다. 인터넷은 꿈도 못꾸는, 하루 1.25 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절대 빈곤 인구가 2008년 기준으로 무려 13억명에 달한다는 것과, 아이와 노인층의 페이스북 사용 인구가 적다는 것 등을 고려하면 회원 수 증가는 얼마 가지 않아 한계에 부딪치지 않을까?

한편, 제네럴 모터스(GM)는 지난 5월 16일, 페이스북 광고를 해봤는데 별로 효과 없었다고 발표해서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의 매출 성장률에 대해 의문점을 가지기도 했다. 내가 보기에는 GM이라는 브랜드가 페이스북 디스플레이 광고를 통해 큰 효과를 보기 어려워서 그렇지 않았나 싶지만.

어쨌든, 마크 저커버그는 무려 9억 명의 삶을 바꿔 놓았으며 세상을 보다 투명한 곳으로 만든 ‘위인’이다. 내가 어렸을 때 봤던 위인전에는 주로 전쟁 영웅이나 대통령이 주로 등장했다. 그러고 보면, 왜 위대한 사업가는 위인전에 없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어떻게 보면 전쟁 영웅이나 대통령보다도 세상에 더 크고 지속적인 영향을 끼친 사람들인데 말이다. 앞으로 자라나게 될 아이들은 마크 저커버그의 이야기를 위인전에서 찾게 되지 않을까?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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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노트, 그리고 창업자 필 리빈(Phil Libin)의 이야기

지난 5월 3일, 에버노트가 $70M(약 77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이번에 투자를 통해 새로 책정된 회사 가치가 무려 $1B (1.1조원)이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의 회사 가치가 $1B인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에버노트의 가치는 저평가된 것처럼 느껴진다. ‘내 삶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애플리케이션‘ 리스트 중 첫 번째가 에버노트였다.

에버노트는 아주 간단하게 말해서 노트 정리를 위한 소프트웨어이다. 노트 정리를 도와주는 소프트웨어는 셀 수 없이 많이 있고, 간단하게는 메모장이나 워드를 써도 되지만, 에버노트는 스마트폰과 동기화가 된다는 점, 그리고 손으로 노트를 쓴 후 사진 찍어서 올리면 인식이 되어 검색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보이스 메모도 쉽게 남길 수 있다는 점 등 노트 정리를 위해 가장 필요한 기능들로만 최적화되어 만들어져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사용자 수가 무려 2500만명이며, 그 중 100만명은 유료 버전을 사용하고 있다.

영어권 국가에서 큰 성공을 거둔 후, 아시아 나라 중에서는 일본에 먼저 진출했고,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얼마 전 밸리인사이드에 에린의 인터뷰를 기고했던 백산(Twitter: @sanbaek) 씨는 이번 여름에 에버노트에서 인턴십을 하기로 되어 있다. 하게 될 일 중 하나가 한국 시장을 위한 전략 수립이라고 한다. 한편, WSJ의 오늘자 (5월 6일) 기사에 따르면, 에버노트 전체 사용자 중 중국인이 4%인데, 곧 중국에 서버를 설치해서 중국 시장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에버노트 실행 화면. 이렇게 손으로 글을 쓴 다음에 폰으로 사진을 찍어 올리면 검색이 된다. 즉, "remember" 또는 "everything"으로 검색하면 이 메모가 나온다.

에버노트 본사가 집에서 약 5분 거리에 있어 퇴근할 때 종종 보게 된다. 1층에 있는 사무실인데 한쪽 벽 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 사무실 내부가 환하게 보인다. 지나갈 때마다, 내가 매일 즐겨쓰는 이 제품을 만든 회사가 바로 그 곳에 있다는 생각에 반가운 마음이 든다. 한편으로는 정말 유용하게 쓰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에버노트에 돈은 하나도 내지 않고 있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도 든다. 에버노트 무료제품은 월간 메모량 제한이 60MB인데, 나는 주로 텍스트 위주로만 쓰고 있어서 아무리 써도 60MB를 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0년 겨울,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던 때에 와인 몇 병을 사 들고 무작정 찾아간 적이 있다. 가서 문 앞의 한 직원에게 “저는 에버노트를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는데 돈을 하나도 내지 않고 있어요. 미안한 생각이 들어 와인으로 보답하려고 합니다.” 라고 말했더니 활짝 웃으며 마침 사무실에 있던 VP(임원)들을 불러 소개해 주었다. 여러 사람들로부터 명함을 받았는데 Alex라는 이름이 유난히 많길래 특이해서 물어보니, 러시아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다고 했다. 알렉산더의 이름을 딴 Alex는 러시아에서 아주 흔하게 찾을 수 있는 이름이다.

마운틴 뷰 에버노트 본사 (출처: BusinessInsider.com)

창업자이자 CEO인 Phil Libin은 ‘100년 가는 기업’을 이야기하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가 작년 10월 12일에 스탠포드대에서 “평생을 바쳐서 하는 일에 엑싯 전략은 없습니다 (No Exit Strategy for Your Life’s Work)“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적이 있는데, 팟캐스트로 두 번이나 너무 재미있게 들었기에 여기에서 소개한다.

에버노트 창업자 & CEO, 필 리빈 (Phil Libin)

어린 시절: 러시아에서 태어나 8살 때 미국으로 이민하다

제가 살면서 무엇을 달성하고 싶었는지, 그리고 왜 창업가가 되는 것이 그것을 달성하는 가장 빠른 길이었는지 오늘 설명해 보겠습니다.

다섯 살 때였어요. 제가 아직 러시아에 살던 때였죠.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갔는데, 그 곳이 너무 좋아서 돌아오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집에 안 가겠다고 했더니, 여행이 끝났다고 하는거에요. 어머니가 다시 말했어요.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단다.” 그래서 다시 물어봤죠. “이 세상도 끝이 날까요?” 그랬더니 어머니가 “언젠가는.”이라고 대답했어요. 그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어요. 언젠가 세상의 끝이 올 것이라는 생각 말이에요.

8살 때 그는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했다.

고등학교 때는, 완전 너드(nerd: 뭔가에 심취해서 주변 친구들과 잘 못 어울리는 사람)였어요. 심지어 체스 팀도 저랑 놀아주지 않았죠 (웃음). 컴퓨터 클럽 친구들은 상대를 해주더군요. 그 때 다양한 책을 많이 읽었어요. 그리고 계속 생각했죠. ‘세상의 종말은 무엇으로 인해 올까? 바이러스? 은하계의 파괴?’

우리가 무엇을 하든, 세상은 종말이 올 것임을 알고 나자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혜성에 의해 멸망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인류가 어리석은 행동을 해서 스스로 종말을 가져오는 길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햇어요. 그래서, 기술을 이용한다면 종말을 조금 미룰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자.’ 이것은 충분히 큰 꿈이었어요. 다만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실천하는 것이 불가능했죠. (웃음) 계속 너드(nerd)로 지냈어요. 대학 졸업하고 나서 직업을 찾았고, ATG라는 회사에 취직했어요. 이 회사가 얼마 전에 오라클에 인수되었더군요. 그 회사는 정말 끝내주는 곳이었어요. 똑똑한 사람들이 가득했죠. 솔직히, 그 전까지는 제가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그 회사에서 저는 평균 이하였고, 처음엔 싫었는데 시간이 지나자 즐거워지더군요. 배울 것이 너무 많았으니까요.”

그래서 결심했어요. ‘앞으로 항상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이 주변에 가득한 환경에서 지내자. 그래야 내가 성장할 수 있다.

그 원칙을 항상 실천해왔어요. 심지어 지금 이 순간에도요. 지금 제가 스탠포드에서 여러분 앞에 서 있잖아요? 저는 스탠포드에 떨어졌어요, 그러니 따지고 보면 여기 있는 모든 분들은 저보다 똑똑한 거죠.

창업: 세상의 무지함을 줄이기 위해 회사를 시작하다.

그리고 그는 친구 네 명과 함께 회사를 시작했다. 이름은 ‘엔진 5′. 사업에 대해서도 몰랐고 투자가 뭔지도 몰랐다. 뭔가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었다.

그 때쯤 제 꿈이 구체화되었어요. 즉, 제 꿈은 ‘세상에 존재하는 무지함을 줄여 보자 (Reduce stupidity from the world)‘는 것이었습니다. 두 명은 중간에 떠났는데, 지금 분명 크게 후회하고 있을 겁니다.

회사를 만드는 아이디어는 한 가지였다. ‘No Assholes (멍청이들이 없는 곳)’. 즉, 이 세상의 바보들이 줄어들도록 하자는 것. 회사 안에서도, 그리고 밖에서도.

노키아로부터 프로젝트를 맡았어요. 노키아가 비녯(Vignette)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스토리지 서버(storage server)를 이용했는데, 우리의 역할은 그 서버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이었어요. 10억원이 넘는 비싼 장비였어요. 근데 쓸모가 없었죠. 비싸기만 하고 하는 일은 전혀 없는 서버였는데 노키아에서 그 제품을 산 거에요. 노키아 CEO가 그 쪽 회사 사람들과 골프를 쳤다나 뭐라나.”

교훈: 원하는 것을 정확히 이야기하자 (Be direct about what you want)

어쨌든, 어렵게 프로젝트를 끝냈다. 그리고 나서 동료가 말했다. “Vignette에 이메일을 한 통 보내면 어때? 우리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이게 이제 작동을 하게 만들었는데, 그들의 제품은 정말 꼬졌다고.”

처음엔 웃었는데, 생각해보니 그런 말을 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편지를 써서 보냈어요. 물론 좀 완곡한 표현을 써서요.

그로부터 3주 후, 필은 Vignette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그들은 필의 회사를 사고 싶다고 제안했다. 당시 12명짜리 회사를 $25.7M(약 280억원)에 사겠다는 조건이었다. 그들은 모두 부자가 되었다.

그들도 알고 있었던 거에요. 상품이 꽝이라는 것을. 그래도 잘 팔리니 품질 개선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겠지요.

두 번째 창업: 보안 회사, 그리고 실리콘 밸리로 이사

회사를 매각하고 나서,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회사를 만들었다.

보안 소프트웨어 회사였는데, 별로 재미가 없었어요. 우리는 분명 중요한 일을 하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별로 흥미가 없는 (don’t get excited) 거에요. 생각해보세요. 일어날 수 있는 최고의 시나리오는, 아무 보안 사고가 나지 않자 고객이 찾아와서 돈을 쓸데 없이 낭비했다고 후회하는 것이죠.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것. 아침에 일어나서 생각하면 흥분되는(excited) 그런 것. 그리고 나서 캘리포니아로 이사했다. 실리콘 밸리 안에 있기 위해서.

동료인 앤드류에게 물었어요. 사람들이 정말 좋아할만한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다고 했더니 중국식 아침식사(Chinese Breakfast) 사업이냐고 묻더군요.

에버노트(Evernote)를 만들자. 우리 중 그 누구도 현재 존재하는 노트 정리 소프트웨어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어. 우리가 아이디어를 정말 잘 구현한다면, 뭔가 의미있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야.

엑싯 전략 없음 (No Exit Strategy)

그렇게 해서 에버노트가 탄생했다.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더 잘 정리할 수 있도록. 사람들이 덜 무지해지도록. 그로 인해 인류의 멸망이 늦춰지도록.

자기 자신을 위한 제품을 만들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면 흥분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왜 엑싯을 하겠는가? 100년짜리 회사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저는 제 인생의 꿈을 좇고 있습니다. 훨씬 재미있지요. 당신이 회사를 팔고 싶어 한다면,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이지요. 그 회사와 사랑에 빠져 있지 않다는 것이니까요. 이제는 누가 우리 회사를 사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대신에, 우리가 어떤 회사를 사야 할 것인가를 이야기해보기로 했어요.

그리고 그들은 Skitch라는 회사를 찾아냈다. 맥에서 아주 간편하게 화면을 캡쳐하고 그 위에 설명을 단 후 사람들과 쉽게 공유할 수 있게 하는 툴인데, 정말 잘 만들었다. 내가 아주 자주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이기도 하다.

창업가가 되고 싶다고요?

창업가가 되고 싶다구요? 저는 사실 창업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의 목표는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었어요. 단순히 창업가가 되는 것이 목적이면 안됩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라구요? 그럼 당신은 계산을 잘못 하고 있는 겁니다. 회사의 95%는 망합니다. 은행가(banker)나 좋은 회사의 엔지니어가 되는 편이 기대값으로 따지면 더 많은 돈을 법니다. 힘을 가지고 싶어서라구요? 즉, 조직도에서 가장 위에 있기 위해서요? 웃기는거죠 (That’s ridiculous). 사장은 사실 제일 밑바닥에 있는 사람이에요. 미디어, 직원들, 투자자, 고객 모두가 보스가 됩낟. 그러면, 좀 더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하고 싶어서라구요? 9시부터 5시까지 회사에 매달려 있어야 하는 것이 싫어서요? 예, 창업을 하게 되면 당신이 시간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즉, 하루 24시간동안 일을 하게 됩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이 당신의 목표라면, 창업을 하십시오. 지금보다 더 좋은 때는 없습니다. 지금은 기크(Geek: 수학, 과학, 컴퓨터 공학 등을 전공한 사람을 놀려서 표현하는 말)들이 돈을 버는 시대입니다. 그리고, 앱스토어 덕분에 예전과는 달리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에 당신 시간의 95%를 할애할 수 있습니다. 정말 멋진 앱을 만들어 올리면, 내일 바로 전 세계 사람들이 당신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됩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는 전 세계 어디에나 있습니다. 인프라스트럭쳐도 잘 되어 있고, 많은 오픈 소스를 이용해서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우주의 역사를 통틀어 지금이 가장 창업하기 좋은 때라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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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Instagram), 2년만에 1조원의 회사 가치를 만들어내다

이번 한 주 내내 각종 언론에서 인스타그램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극적인 이야기인가보다. 분명 인기가 있는 앱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현재 4천만명) 이용하고 있었지만, 돈을 전혀 벌지 못하고 있는 회사였는데 2012년 4월 9일, $1 billion (1.1조원)에 페이스북에 팔린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가 전화하고 48시간만에 합의에 달했다고 하니 그 또한 극적이다. 구글이나 트위터, 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알게 되는 것을 우려했을 것이다. 마크의 인수 시도는 처음이 아니었다. 2011년 초에 한 번 인수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 [주: NYT] 하지만 창업자 케빈 스트롬(Kevin Strom)은 회사를 팔 생각이 없고 회사 확장에 주력하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1년이 지난 2012년, 마크는 그 때보다 몇 배의 값을 지불하고서라도 인스타그램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 바로 전날 Baseline Ventures, Benchmark Capital 등이 $50M을 투자하고 회사 가치를 $500M (5천 5백억원)으로 책정하게 되자 인스타그램이 모바일에서 페이스북을 위협할 만큼 성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졌던 것 같다.

인스타그램 창업자, Kevin Systrom. 출처: http://bits.blogs.nytimes.com/

인스타그램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Kevin Systrom)은 보스턴 교외에서 자랐지만 2003년에 스탠포드에 진학하면서 실리콘밸리로 이사했다. 대학교 2학년 때 대용량 사진을 사람들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인 Photobox를 만들었고, 이것이 마크 저커버그의 눈에 띄어 페이스북 입사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하고 공부를 마치기로 했다.

학교에 있는 동안 트위터의 전신인 Odeo에서 인턴을 했고, 2006년에 학교를 졸업한 후 구글에서 3년을 근무했으며, 구글 출신들이 만들었고 나중에 페이스북에 인수된 Nextstop에서 일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회사를 만들려는 꿈이 있었고, 사진 공유 서비스인 Burbn을 만들었다. (인스타그램이란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것은 제품명이고 회사 이름은 지금도 Burbn이다.)  2010년 1월에 한 스타트업이 주최한 파티에서 Baseline Ventures의 스티브 앤더슨을 만나 Burbn을 보여주었는데, 그가 투자에 관심을 보이자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창업을 한다. 스티브는 곧 25만 달러를 입금했고, 이어서 그 유명한 마크 안드리센(Mark Andreesseen)도 25만달러 투자했다. 브라질 출신의, 스탠포드에서 ‘신호 체계(symbolic systems)’를 전공한 마이크 크리거(Mike Krieger)가 공동 창업자로 합류했다.

둘은 사진 공유 서비스 Burbn을 개선하는 일을 하다가 기능이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되어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 아주 단순화시켜 인스타그램 (Instant + Telegram)이라는 제품을 2010년 10월 6일 아이폰 앱스토어에 올렸다. 3주만에 30만 번 다운로드되었고, 곧 저스틴 비버 등이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수천만 명의 사용자가 생겼다.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난 2012년 4월 초, 마크 저커버그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그 뒤는 역사가 되었다. 트위터 창업자이자 Square CEO인 잭 도시도 이 회사를 사고 싶어했는데 마크의 전화 한 통에 빼앗겨 기분이 안좋다고 한다. 그래도 그가 아주 초기에 투자했기 때문에 수십 배 금전적 이익을 남긴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아래는 저스틴 비버가 인스타그램을 이용해서 올린 첫 사진이다. 이 때를 기점으로 유저 수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 같다.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무려 130만명이나 된다. 2천만명이나 되는 트위터 팔로워 숫자에 비하면 적은 수이긴 하지만.

저스틴 비버가 인스타그랩을 이용해서 올린 첫 사진. "LA 트래픽 최악이야!" 출처: http://instagr.am/p/IMhuj

하루 아침에 성공한 신데렐라 스토리로 보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앵그리버드나 Draw Something처럼 성공 전에 수십 번의 실패를 했던 것 까지는 아니지만, 인스타그램이 갑자기 탄생한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인스타그램이 나오기 전과 나온 후에, 구글이나 페이스북에서 제공하는 사진 업로드/공유 서비스는 물론이고 이와 비슷한 류의 사진 필터링/공유 서비스가 엄청나게 많이 있었다. PicPiz, Burstn, Path, Flickr, Shutterfly, Lockerz, PhotoAccess, Pixamid 등 뿐 아니라 Hipstamatic도  인스타그램과 아주 유사한, 인기가 많았던 앱이었다. 왜 유독 인스타그램이 다른 모든 서비스를 제치고 영광의 자리에 오른 것일까?

인스타그램 화면. 출처: http://www.toocool2betrue.com/

첫째, 심플한 유저 인터페이스이다. 모든 것을 다 빼고 오직 사진을 찍고, 필터를 입히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공유하는 것을 쉽게 하는데만 집중했다.

둘째, 창업자 케빈의 지도교수인 Clifford Nass가 이야기한대로, “디자인과 심리학의 승리“였다. 공동창업자인 마이크 크리거가 심리학과 언어학, 철학의 종합 학문인 신호 체계를 전공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아이콘 디자인에서 UI 디자인, 그리고 각 필터에 붙인 감각적인 이름들까지 세세하게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셋째, 사진이 멋있게 나오게 하는 필터 효과, 그리고 그것을 받춰 준 타이밍이다. 아이폰 3 카메라도 좋았지만, 아이폰 4가 출시되면서 아이폰에서 찍은 사진 품질이 월등히 좋아했고, 이를 인스타그램의 필터를 적용해서 올리면 전문 사진가가 비싼 카메라로 찍은 것과 나란히 놓아도 지지 않을만큼 그럴 듯한 느낌을 준다.

얼마 전, 집 근처 카페에 갔다가 인스타그램으로 찍어 페이스북에서 공유했던 사진

핵심적인 성공 요소는 아닐 지 몰라도, 사진을 한 쪽으로 길게 나오게 하는 대신 정사각형으로 나오게 한 것도 정말 뛰어난 아이디어였다. 아이폰을 들고 사진을 찍으면 보통 옆으로 돌려서 찍게 된다. 사진이 세로로 길게 나오면 나중에 공유해서 컴퓨터에서 봤을 때 느낌이 이상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매번 아이폰을 가로로 돌려 찍는 게 좀 귀찮은 것도 사실이다.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면 이런 불편이 없다. 가로로 돌리든 똑바로 세워 찍든 사진은 정사각형으로 나온다. 그래서 폰을 돌리기 귀찮은 사람들에게 어필했는지도 모르겠다.

안드로이드 버전이 출시되고 페이스북 인수 소식이 퍼져나가면서 인스타그램의 유저 수는 10일 만에 3천명에서 4천만명이 되었다. 하루에 무려 백만 명씩 가입한 것이다. 그리고 직원 11명짜의 회사에 회사 가치 1.1조원이 책정되었으니, 1년 반만에 한 명당 약 1000억원의 가치를 만들어낸 셈이다. 인스타그램의 이야기는 곧 집약된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성공 스토리이다. 이런 신데렐라 스토리가 더욱 더 많은 돈과 인재들을 실리콘밸리로 끌어들인다. 미국 경기가 아무리 휘청대고 유럽 경제가 암흑 속을 걸어도, 이 곳은 호황이다.

참고

Behind Instagram’s Success, Networking the Old Way,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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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Kstartup 소개

작년과 올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실리콘밸리에 관심을 가진 분들을 많이 만났다. 이 곳에서 사업을 하려고 계획중인 분, 여기서 투자를 받으려고 하시는 분, 기존에 있던 사업을 이 곳으로 확장하려는 분 등 다양했는데, 전에 게임빌에 있을 때 미국 사업 진출을 위해 분투했던 경험과 최근 실리콘밸리의 다양한 스타트업들을 만나고 관찰하며 알게 된 사례들을 통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드리고, 필요한 경우 다른 사람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와서 시도하지만 게임빌, 컴투스, 넥슨, NHN, NC Soft, Webzen 등의 게임 회사를 제외하고는 한국에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이 곳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케이스가 흔하지 않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서울스페이스(Seoul Space)AppCenter의 주요 멤버들이 모여 만든 KStartup에 대해 알게 되어 같이 일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인큐베이터가 좋은 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여기에서 소개한다. 서울 스페이스를 공동 창업한 데이빗 리(David Lee)‘구글의 진짜 힘 (Google’s Real Power)’이라는 비즈니스위크 기사를 통해 유명한데, 구글 초기 멤버 출신들의 모여 만든 투자 회사 XG Ventures의 창업 멤버이다. XG Ventures에서는 그동안 Aadvark, AppJet, Chartboost, Plusmo, Posterous, Tapulous, Twidvid 등 25개가 넘는 회사에 투자했으며 그 중 무려 10개 회사가 페이스북, 트위터, 디즈니, 그루폰, 구글 등의 회사에 성공적으로 인수되었다. 그는 현재 SK 텔레콤 벤처스의 투자 파트너로 있다. 그는 또한 폴 그래함(Paul Graham)이 만든 실리콘밸리의 가장 성공적인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Y Combinator의 투자자이기도 하다 (Limited Partner). 서울스페이스의 또 다른 공동 창업자인 리처드 민(Richard Min)에 대해서는 “서울스페이스, 한국의 실리콘밸리 될 것”이라는 이 기사에서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한편 AppCenter는 아주대 컴퓨터공학과 변광준 교수와 KAIST 컴퓨터공학과 김진형 교수가 창업했으며, 컨퍼런스와 창업보육센터 등을 통해 그동안 많은 스타트업을 지원해왔다.

한국의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에 진출하고 여기에서 투자를 받을 때 가장 필요한 것이 인맥인데, KStartup에는 기꺼이 유능한 창업가들을 돕고자 하는, 이 곳에서 사업을 하고 있거나 활발하게 활동하는 멘토(mentor)들이 많이 연결되어 있어 그들의 직접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회계적, 법률적 자문도 받을 수 있다.

현재 첫 번째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원하는 모바일 및 인터넷 서비스, 게임 분야 스타트업들의 접수를 받고 있는데,  선정되면 100일동안 개발 공간과 멘토링을 지원하며, 초기 투자금 지원도 가능하다. 이 곳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마감은 이번 일요일(3/25)이다.

Kstartup 프로그램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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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플랫폼 위에 지어진 비즈니스, Airbnb

이게 Air bed이다. 공기를 불어서 만든 침대.

최근 화제가 되었던 회사가 또 하나 있다. Airbnb. 2008년에 “Airbed & Breakfast”라는 제목으로 TechCrunch에 기사가 실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던 서비스인데, 얼마전 $100M(약 1000억원)의 투자를 받으면서 $1B(약 1조원)의 회사 가치가 매겨진 것이다 (“Airbnb, 1조원 가치 도달“)

AirBnb는 “Air Bed and Breakfast”를 줄여서 만든 이름이다. Air Bed란 평소에는 접어두었다가 필요할 때 바람을 넣어서 쓰는 침대를 말하고, Bed and Breakfast란 말 그대로 하루 밤 묵을 침대와 아침 식사를 제공해주는 숙소를 의미한다. AirBnb는 자기 집의 일부 또는 방 하나를 여행자를 위해 빌려주는 개인(다시 말해 민박)과 이를 이용하고자 하는 여행자를 연결해주는 사이트이다. 내가 AirBnb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지난 2월 14일에 보았던 TechCrunch의 Airbnb hits 1 million nights booked (Airbnb를 통한 예약 100만일 도달)이라는 기사를 통해서이다.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이 있다는 것을 알고 받아봤었는데, 참 깔끔하게 잘 만들어서 언젠가 한 번 써봐야지 하고 있었던 차였다.

Airbnb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회사에서 만든 아래 동영상을 보면 더 쉽게 이해가 된다. 바르셀로나에 있는 집의 마루, 뉴욕의 유명한 스파 위층에 있는 방 하나짜리 집에서부터, 나무 위에 지어진 집, 유럽의 성, 보트에서의 하룻밤, 그리고 개인 소유의 섬에 이르기까지, Airbnb에서 모두 예약할 수 있다.

얼마전, 이 서비스를 이용해 보았다. 아내와 함께 주말을 이용해서 몬터레이(Monterey)와 카멜(Carmel-by-the-sea)에 다녀오려고 호텔을 찾아봤는데 맘에 드는 호텔은 300불이 넘는데다 예약도 거의 다 차서 고민하던 차에 Airbnb가 떠올라서 한 번 검색해 보았다. 정말 매력적인 장소들이 많이 있었다. 몇 개 살펴보던 중 한 집이 눈에 띄었다. 자신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신뢰가 갔고, 무엇보다 40여개의 리뷰 모두 내용이 좋았다.

주말동안 우리가 묵기로 한 몬터레이 바닷가 근처의 집

예약하고 나니 주인으로부터 간단한 이메일이 왔다. 자기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주차를 어떻게 하면 좋은지 알려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도착 당일에는, 밝고 친절한 목소리의 집주인 Erika로부터 전화가 왔다. 별 문제가 없는지, 언제 도착하는지 묻는 내용이었다. 전화를 끊은 후, 문자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던 중, 와인 사는 것을 깜빡했다는 것이 생각났다. 가는 길에 마켓을 찾아서 들러서 사갈까 하다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에리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나: “집에 남는 와인이 있으면 나한테 파실래요? 와인 가져오는 걸 깜빡했는데 근처에 와인 파는 곳을 찾을 수가 없네요.”
에리카: “Sure. 어느 정도 가격대에 어떤 종류의 와인을 좋아해요?”
나: “우와, 고마워요! 15~20달러 정도면 적당할 것 같고 Merlot 품종이 좋겠어요.”
에리카: “하나 사다놓죠.”

집에 도착하니, 식탁 위해 내가 원하던 와인과 와인잔 두 개, 그리고 와인 따개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깨끗한 침대, 타월, 그리고 손님용 샴푸와 비누. 깨끗하게 닦여서 놓여진 접시들… 뭐 하나 나무랄 것이 없었다. 우리만의 정원이 있었고, 게스트룸도 에리카의 하우스와 떨어져 있어서(엄청나게 큰 집이었다)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었다. 나와서 1분만 걸으니 아름다운 바다가 나왔다. 분명 특별한 경험이었다.

또 한 번 우리를 감동시켰던 것은 아침 식사. 다음날 아침 몇시에 무엇을 먹고 싶은지 적어서 밖에 걸어놓으면 갖다준다고 하기에 걸어놓았는데, 내가 지정한 정확한 시간에 에리카가 아침 식사를 가지고 왔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배달해준 아침 식사

기분 좋은 경험과 추억을 남기고 집에 돌아오니 에리카로부터 이메일이 와 있었다. 나에 대해 리뷰를 남긴 것이다.

“I enjoyed hosting Sungmoon Cho and his wife. They seem like a very sweet couple and I would definitely recommend them to other Airbnb hosts. Great communication of arrival time, and they were incredibly understanding when I wasn’t able to be here at their desired check-in time.” (성문과 그의 와이프를 호스팅했는데 즐거웠어요. 매우 다정한 커플로 보이고, 당연히 다른 Airbnb 호스트들에게도 추천합니다. 도착하는 시간을 정확히 커뮤니케이션했고, 그들이 원하는 시간에 제가 없었는데 정말 잘 이해해 주었어요.)

이를 읽고 즉시 나도 리뷰를 남겼다.

에리카에게 내가 남긴 리뷰

여기서 잠깐. 이런 서비스를 보면 제일 먼저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집 주인 또는 집 빌리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면 어떡하지?” “과연 안전할까?” Airbnb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세 가지 시스템을 통해서이다.

1. 프로필

집 소개페이지 옆에는 항상 아래와 같이 집 주인의 프로필이 사진과 함께 올라와 있다. 예를 들어, 우리를 호스트했던 에리카는 다음과 같이 소개를 올려 놓았다. 자기가 졸업한 고등학교와 대학교 이름도 있다. 이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신뢰가 간다.

집주인 에리카와 블레이크의 프로필. (출처: http://www.airbnb.com/rooms/44515)

물론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아래 두 가지가 큰 도움이 된다.

2. 리뷰

아래와 같이, 그 집에 묵었던 사람들이 리뷰를 올리고 있다. Airbnb를 통해 거래가 이루어졌던 실제 회원/고객들만 리뷰를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거짓일 가능성이 적다. 그리고 자세히 읽어보면 진짜인지 가짜인지 파악이 된다.

에리카와 블레이크의 집에 묵었던 사람들이 상세하게 남긴 리뷰

안전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일수록 리뷰가 많이 달린 집을 선택할 것이다.

3. 페이스북 연결

페이스북 이펙트‘에서 설명하고 있듯, 페이스북의 가장 큰 힘은 회원들의 정보가 가장 정확하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Airbnb에 페이스북으로 로그인할 경우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우선, 페이스북으로 로그인해서 집을 빌리겠다고 신청하면, 집 주인이 그 사람의 기본 정보를 볼 수 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과 기본 프로필을 보고 나면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쉬워질 것이다. 반대로, 페이스북으로 로그인한 상태에서 자기 집을 올리면, 페이스북 프로필에 있던 내용이 자동으로 들어간다.

페이스북 로그인하고 Airbnb에 내 집을 올리자 자동으로 들어간 프로필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등을 돌렸고, 심지어 이 회사에 투자한 폴 그래험(Paul Graham)조차 아이디어는 사실 마음에 안들었다고 했던 서비스. 지난 한 해동안만 800%의 성장을 이루었고, 지금까지 무려 160만일의 예약을 중계한 Airbnb는 어떻게 해서 탄생했을까?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의 강연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주: TechCrunch] 말을 아주 재미있게 하니 직접 보면 제일 좋다.

이 비디오와 몇 가지 조사를 통해 재미난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아래에 요약한다.

창업 배경

Airbnb의 공동창업자 브라인언, 조, 네이썬. (출처: WSJ)

창업자 브라이언과 조(Joe Gebbia)는 미국의 가장 명성 있는 디자인 학교 중 하나인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스쿨(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에서 만났다. 우리나라로 치면 브라이언은 99학번, 조는 00학번이다 [LinkedIn 프로필]. 조가 먼저 창업을 제안했고 브라이언이 곧 따랐다. 브라이언이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으나, 컨퍼런스때문에 호텔이 모두 차서 묵을 곳이 없었다. 문제를 인식한 것이다. 얼마 후 사업을 시작했고, 약간의 돈을 벌기 위해 공기 침대(Air bed)를 이용해서 위층의 남는 공간을 여행자에게 빌려주었는데 참 재미있었고, 이게 사업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둘은 곧 Air Bed and Breakfast라는 사이트를 만들고, 사업을 시작했다.

슬픔의 참호 (Trough of Sorrow)

마케팅에 필요한 돈이 없었으므로 (두 사람 먹고 살기에도 벅찬 상태였음), 발로 뛰며 홍보를 했으나 좀처럼 트래픽이 늘지 않았다. 심지어 2008년에 월스트리트 저널과, 테크크런치도 소개되었으나 별로 반응이 없었다. 일시적으로 트래픽이 올라가고 사람들이 이용했으나, 시간이 지나면 곧 떨어지는 일이 반복되었다. 난 Airbnb가 단시간에 성공한 회사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전혀 그게 아니었다. 트래픽이 치솟기까지 무려 1,000일이 걸렸다고 한다. 그만큼 ‘마켓플레이스‘를 만든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방을 빌려주는 사람이 없으면 빌리는 사람이 왔다가 돌아가 버리고, 또 빌리는 사람이 별로 없으면 방을 올리지도 않는다. 전형적인 닭과 달걀의 문제 상황이다. 이 정도의 시간이 걸렸던 것은 당연했는지도 모른다.

Airbnb의 트래픽 증가 추이. 첫 3년동안 트래픽이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출처: Quantcast)

라면 프로피터빌리티(Ramen Profitability)

고생하는 이 두 젊은이를 구출한 사람은 엔젤 투자 회사 “Y 컴비네이터“를 만든 폴 그래함(Paul Graham)이었다. 폴이 이들을 만나 투자를 한 후, 처음 했던 조언은 “라면을 사먹을 수 있을만큼만 돈을 벌어라“였다. 이 둘의 경우, 계산해보니 일주일에 1,000불을 벌면 아파트에서 내쫓기지 않으면서 라면을 먹을 수 있었다. 일주일에 1,000불 벌기. 이게 그들의 사명이었다. “라면 프로피터빌리티”는 폴 그래함의 “스타트업을 위한 13가지 조언” 중 아홉 번째에 등장하는 말이다. 정말 마음에 들고 공감이 간다. 나이가 들수록, 부양할 가족이 생길수록, ‘라면 프로피터빌리티’를 위해 더 많은 돈이 필요하게 된다. 두 창업자는 싱글이었고, 라면만 먹으면서도 살 수 있을만큼 젊고, 건강했고,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무려 3년이 넘는 시간동안 수입이 없어도 꿈을 믿고 자신의 아이디어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Airbnb에서 전 세계 184개 나라 14,800개 도시에 있는 집들을 찾을 수 있다.

고객을 만나기

약 1,000일이 되던 때에, 결정적인 일이 일어났다. 폴은 그들에게 그들의 고객이 있는 곳, 뉴욕에 가야 한다고 했다. 수입이 없어 라면을 먹고 살던 이들에게 뉴욕에 가라니.. 그러나 폴의 조언을 따랐고, 뉴욕으로 날아갔다. 뉴욕에서 두 가지 중요한 임무가 있었다. 하나는 저명한 투자자인 프레드 윌슨(Fred Wilson)을 만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고객을 만나고 웹사이트를 홍보하는 일이었다. 결국 프레드 윌슨에게 투자를 받지는 못했지만 (이에 대해서는 다음 블로그에서 설명한다), 다른 중요한 사람을 만났다. 맨하탄에 멋진 아파트를 가진 한 사람이다. 이 사람이 Airbnb의 아이디어를 좋아했고, 곧 자신이 여행하는 동안 집 전체를 빌려주겠다고 Airbnb에 올렸다. 이것이 Airbnb의 사업 모델을 통째로 바꿔놓았다. 그 전에는 주인이 있는 상태에서 방만 빌려주는 서비스였는데, 이제 집 전체를 빌려주는 사람도 이용하게 된 것이다. 이 집이 매우 인기가 있었고, 웹사이트의 트래픽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사람들이 뉴욕에서 자신의 집을 올렸다. 그리고 그 집을 이용했던 여행자들이 자신의 도시 또는 나라로 돌아가서 자기의 집을 Airbnb에 올렸다. 곧이어 유럽의 집, 성, 대저택 등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2010년 7월, 뉴욕타임즈에 기사가 실렸다.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1000일간 ‘슬픔의 참호’를 거친 이후 Airbnb는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Airbnb에서는 심지어 이글루도 빌릴 수 있다. 하루 189달러.

아프리카 나이로비의 기린 서식지에 지어진 집도 있다. 하루 500달러.

‘고객을 이해하기’. 이 말은, 폴 그래함의 스타트업 조언 중 네 번째에 등장한다. 크게 공감한 말이라 여기 인용하고 번역한다.

“You can envision the wealth created by a startup as a rectangle, where one side is the number of users and the other is how much you improve their lives. [2] The second dimension is the one you have most control over. And indeed, the growth in the first will be driven by how well you do in the second. As in science, the hard part is not answering questions but asking them: the hard part is seeing something new that users lack. The better you understand them the better the odds of doing that. That’s why so many successful startups make something the founders needed.” (스타트업에 의해 창출되는 부는 사각형으로 표현될 수 있다. 한 축은 유저의 숫자이고, 다른 한 축은 그들의 삶을 얼마나 개선했는가이다. 두 번째 축이 바로 당신이 제어할 수 있는 영약이다. 사실, 첫 번째 축은 당신이 두 번째 축에서 얼마나 잘했는가에 의해 좌우된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유저들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다. 이를 잘 이해할수록 더 잘 해결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이 바로 많은 성공적인 스타트업들이 창업자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이유이다.)

오늘, 점심에 회사에서 한 동료가 내 자리로 찾아왔다. 돌아오는 독립기념일(7월 4일) 주말에 여행을 하려고 알아보던 중, 어린 아이가 있어서 부엌과 세탁기가 있는 곳을 찾아야 했는데, 모텔에 전화해보니 부엌이 있긴 하지만 아이가 시끄럽게 하면 다른 손님에게 방해가 되므로 받아줄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래서 내가 전에 했던 이야기가 생각나 Airbnb를 찾아봤고, 하루 100불 정도에 크고 멋진 집의 방 하나를 예약했다고 한다. 물론 부엌과 세탁기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조건으로. 과연 나처럼 좋은 경험을 하게 될 지 궁금하다. 나중에 꼭 물어봐야겠다.

민박. 수천년 전부터 존재했던 사업이지만, 이렇게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이런 서비스가 난 참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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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스(Pulse), 또 하나의 실리콘 밸리 성공 스토리

아이패드용 뉴스리더, Pulse

어제 오랜만에 친구 Andreas를 만나 점심을 먹었다. 노르웨이 출신의 유머감각이 뛰어나고 재능이 많은 디자이너인데, 스탠포드대학 디자인 스쿨을 졸업하고 현재 디자인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이런 저런 사는 얘기를 하던 중 아이폰/아이패드용 Pulse 앱 이야기가 나왔는데, 세상에, 그 디자인을 자기가 했다고 했다. 하루만에 한 거라고. 그 말을 듣고 밥먹다 말고 깜짝 놀라서 소리 질렀다. “Wow, I am honored to have lunch with you!” (와, 너랑 점심을 먹다니 영광인걸!)

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필수 어플리케이션 Pulse. 아이패드 앱의 가격은 5천원에 달하지만 전혀 돈이 아깝지 않다. 전부터 Pulse에 대해 소개하고 싶었는데 이 기회에 이야기를 나누어보려 한다.

먼저 Pulse에 대해 설명하면, 아이패드용으로 처음 개발된 정말 쓰기 편하고 디자인이 예쁜 RSS 리더이다. RSS 리더에 대해 기존에 가졌던 관념을 송두리째 바꾸는 앱인데 아래 동영상을 보면 어떤 개념인지 알 수 있다.

출시하자마자 뉴욕타임즈, CNN 등에 소개되며 큰 인기를 끌었고, 곧 아이패드 스토어에서 가장 잘 팔리는 유료 앱이 되었다. $3.99라는 비싼 가격이지만 순식간에 15,000개가 팔렸고, 몇 달 후에는 50,000개가 넘게 팔렸다. 앱 하나당 4달러라고 치면 4달러 x 50,000 = 20만불 (2억 4천만원). 그 중 개발자가 70%를 가져간다고 하면 14만불, 즉 개발자는 몇 달만에 1억 8천만원에 달하는 돈을 번 셈이다.

창업자 Akshay와 Ankit

누가 이걸 만들었을까? 22살과 23살의 인도 출신 스탠포드 학생 두 명이다. Akshay Kothari 와 Ankit Gupta이다. Akshay 는 퍼듀대 학부를 졸업하고 스탠포드에서 전자공학 석사를 마쳤고, Ankit 은 인도에서 IIT 학부를 졸업한 후 스탠포드에서 컴퓨터공학 석사를 마쳤다. 이 둘은 Launchpad라는 수업 (이 수업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 을 듣다가 만났고, 뭔가 재미난 게 없을까 찾던 중 Pulse를 만들게 된다. 제작 기간은 겨우 1달 반. 사실 이 중 Ankit은 우연한 기회에 잠깐 만난 적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언급하겠다.

아래 NBC Bay Area 뉴스에서 이 두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뉴스의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게 바로 실리콘밸리가 유명한 이유죠. (중략) 이번에는 구글이나 야후 얘기가 아니라 다음 세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중략) 그들이 자신의 앱을 IDEO의 데이빗 켈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략) 데이빗 켈리: 사람들은 세상에 영향을 끼치는 일들을 합니다. Social Value가 있는 것 말이지요. 사람들이 원하는 것. (중략) 리포터: 자, 여기 22세의 스탠포드 학생으로부터 조언을 들어보시지요. Akshay: 실패를 걱정하지 마세요. 거기서 배우게 될 것이고, 더 강해져서 돌아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략) 리포터: 2주 후면 그들은 졸업할 것이고, 아이폰 버전을 만들 거라고 합니다. 이미 투자자들로부터 전화를 받고 있다고 하네요.”

사실, 나에게 NBC 뉴스 출연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스티브 잡스가 WWDC 2010 키노트 연설에서, 성공적인 아이패드 앱들을 나열하면서 Pulse를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이다. 여기에서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이 성공의 뒷 배경에는 스탠포드 대학이 있고, 스탠포드에서 디자인스쿨을 만든 IDEO의 데이빗 켈리가 있다. 스탠포드에는 d.school이라고, Institute of Design at Stanford 라는 학교가 있는데 여기에 Launchpad라는 수업이 있다.

Launchpad 수업 마지막에 제품 발표하는 장면

“Design and launch your company into the real world.” (디자인을 해서 당신의 회사를 세상에 만들어 보세요.)

10주동안 진행되는 이 수업의 목적과 방식은 간단하다. 학생들이 팀을 짜서, 세상에 영향을 미칠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은 10주. 처음 수업 몇 주와 발표에 필요한 몇 주를 제외하면 실제 제품개발에 쓸 수 있는 시간은 겨우 6주 정도에 불과하다. 내가 공동창업자 중 한명인 Ankit을 만난 건 이 수업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Ankit과 같은 수업을 듣던 내 친구 Andreas를 통해 소개받았는데, 그 때 Ankit은 수업 과제를 위한 아이디어를 찾고 있는 중이었다.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고 자신감에 가득 차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그 때는 Pulse를 만들기 전이었으므로 특별한 건 없었고 그냥 똑똑한 스탠포드 학생인가보다 했다. 몇 달 후 그가 유명인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거다. 정말 실리콘밸리에서는 누구를 만나든 예사롭지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느끼는 것이고, 전에도 많이 언급했지만, 실리콘 밸리는 정말 독특한 곳이다. 창업의 꿈을 안고 사람들이 몰려들고, 그 사람들이 꿈을 펼쳐 성공할 수 있는 토양이 있으며, 그런 창업가들의 마음에 불을 붙이는 시스템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제 2, 제 3의 Pulse 성공 스토리가 계속 탄생하고 있다.

아래에서 Pulse와 두 창업자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

뉴욕타임즈 소개 기사
TechCrunch 소개 기사
Pulse를 만든 회사 Alfonso Labs 홈페이지
Alfonso Labs 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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